들숨 날숨을 고르는 여행기

바람이 머무는 섬, 가파도에서 봄을 만나다

In my life 2025. 4. 25. 17:21

가파도 청밀축제 가자~!!!

 

요즘 같은 봄날,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서

제주도 남단, 작은 섬 가파도로 다녀왔어요.(청보리 축제 하루전 4월3일에...)

청보리와 유채꽃이 어우러진, 청밀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에

조금 이르게살짝 설레는 마음으로요.

모슬포항에서 표를 끊고 배에 올라탔어요.

가파도 승선장
배에 올라서 고고씽

 

배는 두 층으로 되어 있었는데,

날씨가 어찌나 좋던지

모두 위층으로 올라가 사진도 찍고

코끝을 스치는 바다 내음에 잠시 넋을 놓았죠.

 

저도 조심스레 선상으로 나가

배 뒤편 하트 포인트에서 찰칵📸

그 순간이 참 좋았어요.

선상의 하트 포토존

15분쯤 지났을까

저 멀리 가파도가 모습을 드러내요.

높은 산 없이 평평한 그 모습이

어딘지 마음을 툭하고 내려놓게 해주더라구요.

배에서 내려 터미널 쪽으로 향하는데,

! 이 건물 뭐지?

콘크리트의 거친 멋이 살아 있는

의외의 감성 건물이었어요.

마치 미니멀한 카페처럼, 딱 제 취향

여객터미널이 이렇게 멋지다니...

가파도 여객터미널

 

 

왼쪽 길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

가파도 탐방을 시작했어요.

가장 먼저 반겨준 건

보랏빛을 머금은 유채꽃🌸

흰빛과 보라빛이 어우러져

멀리서 보면 꼭 수채화 같아요.

지인이 꽃을 살짝 뜯어 맛보라 하길래

살며시 한입.

매콤쌉쌀한 무 맛에 은근한 단맛까지.

노란 유채보다 보라 유채가 더 맛있었어요, 진심으로.

그렇게 보라 유채꽃밭을 지나니

이번엔 노란 유채꽃이 환하게 웃으며 맞아주고,

그 너머엔 푸릇푸릇 청보리밭이

돌담 사이로 길게 펼쳐져 있어요.

 

가파도 유채꽃 너머 바다와 제주도
청보리밭. 아직 애기애기하죠~

 

곳곳이 사진 명소!

누가 찍어도 엽서처럼 나오는 그런 풍경들이 계속 이어졌어요.

청보리밭 사이 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니

작은 전망대가 나오더라구요.

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오션뷰

그냥 멍하니 서 있기만 해도 힐링이에요.

꽃에 감탄하고, 걷고, 사진 찍고

가파도 전망대 앞의 포토존

그 사이 목이 좀 말라

섬 안쪽으로 들어가보니

작고 귀여운 카페들이 보여요.

마음이 이끄는 대로 들어가

새싹 아이스크림, 새싹 라떼, 아메리카노 한 잔씩.

가격은 살짝 있었지만,

그 순간의 여유와 풍경이 전부니까요 :)

창밖 풍경이 너무 좋아서

음료가 다 식을 뻔했어요.

카페안에서 바라본 가파도 전망대와 포토존

 

이제 다시 배를 타러 가는 길.

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돼요.

청보리밭의 초록결이

바람에 살랑이는 그 모습이

마음속 어딘가를 간지럽히더라구요.

가파도야, 안녕.

다음엔 청보리가 무르익을 무렵에 다시 올게.

그때 또 우리, 봄처럼 만나자 🌿

가파도의 돌담과 청보리, 보라유채, 저 멀리 제주도...